[이슈진단-미 대선 레이스 한 달 앞으로] <2> 공화후보 누가 될까…롬니 압도하는 깅그리치 굳히기?
현재 7명이 경쟁하고 있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은 사실상 뉴트 깅그리치 전 연방하원의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양강 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형국이다. 갤럽이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깅그리치는 미 전역 공화당 유권자 사이에서 37%의 지지율로 22%의 지지를 받은 롬니를 15%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그 뒤를 론 폴(텍사스) 연방하원의원(8%),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7%), 미셸 바크먼(미네소타) 연방하원의원(6%) 등이 쫓고 있지만 이들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11월 초까지 꾸준히 선두권에 머물던 롬니와는 달리 깅그리치는 불과 한 달 사이에 지지율이 1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깅그리치는 세 번의 결혼과 과거 연방하원의원 시절 뇌물 스캔들 등 개인적 약점에도 불구하고 주요 현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정책 대안까지 제시하는 ‘준비된 대통령감’이라는 인식을 심어 줌으로써 기세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월 3일 실시될 아이오와 코커스 참여 예정 공화당원들의 지지율에서도 깅그리치 후보가 CBS/뉴욕타임스 조사에선 31% 대 17%, ABC/워싱턴 포스트 조사에선 33% 대 18%로 롬니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깅그리치가 이처럼 선두로 급부상하게 된 것은 몇 차례의 TV 토론이 결정적이었다. 롬니와 페리 등이 각종 정책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망신을 당한 반면 깅그리치는 광범위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해법을 준비해 놓고 있다는 점이 토론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하지만 공화당 일부에서는 깅그리치의 상승세를 불안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강경 보수주의자인 깅그리치가 티파티 등 공화당 내 강경세력의 지지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 분석 이론 가운데 널리 쓰이는 중위투표자정리(Median Voter Theorem)에 따르면 가장 중간적 정책성향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를 획득하는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는데, 깅그리치가 공화당원들로부터는 인기를 얻고 있지만 롬니보다 더 보수적인 그의 태도가 본선거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역대 선거에서 아이오와 코커스나 다음의 뉴햄프셔 예비선거 승자가 최종 승자가 되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난 2008년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도 공화당의 존 매케인은 4위(13%)에 그쳤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1992년에는 불과 3%의 지지를 받았다. 박기수 기자 kspark206@koreadaily.com